2. 육과 영의 상반되는 차이점

그러면 육과 영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육의 차원에서 벗어나 영의 차원에 들어가기 위하여 육과 영의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첫째로, 자기의 유익을 좇는 것이 육이라면 자기 자신에게 무익하고 해로울지라도 선한 양심의 도리를 좇는 것은 영입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놀라운 축복을 받게 된 룻은 원래 모압이라는 이방 여인으로, 기근을 피해 모압으로 이주해 온 이스라엘 사람과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결혼한 지 10년 만에 자녀도 없이 남편을 잃고, 홀로 남은 시어머니를 봉양해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시어머니인 나오미에게는 룻 외에도 일찍 남편을 여읜 오르바라는 며느리가 있었는데, 나오미는 두 며느리에게 “너희는 각각 어미의 집으로 돌아가라”고 강권합니다. 그러자 오르바는 한두 번 뿌리치다가 결국 시어머니에게 입맞추고 떠나갔고, 룻은 끝까지 시어머니를 붙좇았습니다.
결국 룻은 시어머니의 고향인 이스라엘로 함께 가서 시어머니가 믿는 하나님을 믿으며 끝까지 시어머니를 섬기다가 부유한 친족인 보아스를 만나 결혼하게 되지요. 그리고 아들을 낳았는데 그가 곧 다윗의 조부 오벳으로, 룻은 이방 여인이면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오르는 놀라운 축복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룻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환경에 처했을지라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며 정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섬기는 중심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자신에게 무익하고 해로울지라도 순전한 마음으로 바른 양심을 좇아 선한 도리를 다하였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룻과 같은 영의 마음과 행함을 기뻐하시고 신령한 축복으로 함께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유익을 좇아갔던 오르바의 경우, 당시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지혜롭고 현명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육의 마음에서 비롯된 육의 행함이었기 때문에 룻이 받았던 복을 받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진리를 아는 사람들은 아무리 자기에게 불리하고 어려운 상황이 닥친다 할지라도 이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룻처럼 선한 양심의 도리를 좇아 정도(正道)를 걸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육과 영을 정확히 구분하여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합당치 못한 육이 발견되면 즉시 통회자복하며 벗어 버려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영이시기 때문에 사람이 다투고 미워하며, 자기에게 무익하고 해로우면 선한 도리마저도 저버리는 육의 차원에 있으면서 하나님께 무엇을 얻기 위해 기도한다면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을 받을 수 없습니다. 육을 벗고 영의 차원으로 들어와야 비로소 하나님과의 교통이 이루어지고 하나님께로부터 응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불의와 타협하는 것이 육이라면 목숨을 걸고라도 의를 굳게 지키는 것이 영입니다.

예를 들어, 다니엘이나 그의 세 친구, 요셉을 보면 하나님 앞에서 정도를 걷기 위해 목숨을 걸고라도 타협하지 아니하고 신앙을 지켰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사자굴에 던짐받은 다니엘은 하나님께서 천사들을 통하여 사자의 입을 봉해 주셨으므로 조금도 상치 않았고, 다니엘의 세 친구도 극렬히 타는 풀무불에 던져졌지만 조금도 타지 않고 건짐을 받았습니다. 또한 요셉은 애굽에 노예로 팔려가 감옥에 갇혔어도 하나님께서 꿈을 풀이할 수 있는 지혜를 주셔서 감옥에서 풀려나는 것은 물론, 왕 다음 가는 치리자가 되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세상과 타협한 사람들도 성경상에 많이 나옵니다. 한 예로 민수기 22장에 나오는 발람의 경우는 하나님의 선지자임에도 불구하고 모압 왕 발락으로부터 이스라엘을 저주할 것을 부탁받자, 결국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고 불의와 타협하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았지요. 재물과 명예에 눈이 어두워지니 바른 길을 떠나 불의와 타협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도행전 19장에 나오는 데메드리오는 에베소 지역의 은장색(銀匠色)으로서, 직공들과 아데미의 은감실(은으로 만든 아데미 신전의 모형)을 만들어 많은 수입을 올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바울이 3차 전도여행 중 에베소에서 우상에 대하여 비판한 것 때문에 자신의 수입이 줄어들자, 동업자들을 선동하여 바울의 동역자인 가이오와 아리스다고를 붙잡아 핍박했습니다. 종교라는 미명하에 자신의 부를 축적하였고 복음을 배척하면서까지 재물과 타협하였던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자신의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은 사랑치 못하고, 자신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거나 자신에게 은혜를 끼친 사람에게는 치우치거나 편견을 갖고 심지어는 거짓 증인까지도 되어 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분야에 있어서 정도를 좇지 않고 치우치는 것, 편견을 갖는 것, 자기 눈에 보기 좋은 것이나 자기 마음에 드는 사람을 무조건 좇는 것 등이 타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며 육의 차원에 속하는 것입니다. 이런 육적인 것에 치우쳐 있으면 하나님 앞에 열심을 낸다 해도 축복받지 못하고, 기도해도 응답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영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에 결과는 생명이요, 축복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타협을 하면 당장은 유익이 되는 것 같지만 세월이 지나고 보면 후회되는 것이요, 멸망이며, 시험 환난에 빠지는 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육과 영의 상대적인 차이점을 깨우쳐 무익한 육은 철저히 벗어 버리고 영으로 나와야 합니다. 다니엘처럼 옳은 길을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어떠한 위험이나 문제 앞에서 타협하는 비굴한 신앙이 되지 말아야 하며, 아부하거나 편견에 치우치는 사람은 더더욱 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셋째로, 육이 변하는 것이라면 영은 변치 아니하는 것이고, 육이 사라지는 것이라면 영은 사라지지 아니하고 눈앞에 보여지는 것이며, 육이 썩어지는 것이라면 영은 온전하게 완성되는 영원한 것을 말합니다.

자기 유익을 구하며 변질되고 썩어지는 것이 육의 속성이므로 육이 많은 사람일수록 상대의 잘못에 대하여 용서치 않고 배신하며 대화는 물론 상종도 하지 않으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랑한다 해 놓고도 자기 생각에 맞지 않으면 이내 마음이 변하고, 충성한다 하면서도 자기 감정에 맞지 않으면 쉽게 떠나 버립니다. 그리고 의형제를 맺어 놓고도 무슨 일로 걸림이 되거나 자기에게 불이익이 오면 금세 그런 관계를 깨뜨려 버리고 원수를 맺으며 냉정하게 돌아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에 속한 사람은 상대에게 허물이 있을 때 오히려 불쌍히 여기고 그를 위해서 기도해 줍니다. 또 한번 사랑했으면 비록 자기 생각에 맞지 않는다 할지라도 변함없이 사랑하며, 항상 곁에서 권면하고 위로가 되어 주며 끝까지 자신의 사랑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성경상에서도 이러한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윗 왕이 범죄함으로 하나님께서 외면하시니 그에 대한 보응으로 큰 연단을 받습니다. 바로 자기 아들 압살롬이 배신하여 반란을 일으켜 왕위도 빼앗기고 도망가는 비참한 신세가 되었으니 다윗 왕을 따라다녀 봐야 의식주 문제도 해결할 길이 막막합니다. 그러나 영의 사람들은 비록 섬기는 왕이 그러한 신세가 되었을지라도 끝까지 붙좇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육의 사람들은 이내 다윗 왕을 배신하고 압살롬에게 붙는 것을 볼 수 있지요. 영과 육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영은 비록 내게 손해가 간다 할지라도, 내게 유익이 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배신하는 마음이 결단코 있을 수 없습니다. 자신의 유익에 따라 좌우로 치우치며 이랬다 저랬다 하는 간사한 마음이 아니라 영원한 것이요 참이며 변함없는 진실 자체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육에 있는 사람에게는 응답해 주시지 않고 영으로 들어온 사람에게 역사하실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러한 연유입니다. 변하고 썩어지고 사라질 것을 위해 응답해 주시면 오히려 누룩이 자라 음식 전체를 썩게 하는 것같이, 결국 더욱 육으로 치우쳐 멸망의 길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육과 영은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것임을 깨달아 하나님의 자녀된 성도들은 마땅히 추하고 더러운 육을 벗어 버리고 영으로 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영을 좇는 영의 사람이 되어 하나님으로부터 큰 축복을 받았습니다. 조금도 육에 치우치지 않았고, 얼마든지 자신의 입장을 내세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아브라함은 일말의 사욕도 없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땅의 선택권도 조카 롯에게 양보하였으며, 아내 사라와 하갈이 다툴 때에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지요. 또한 안 되는 것을 어찌하든지 욕심으로 얻으려 하지도 않았고, 다만 깨끗한 마음으로 범사에 감사하며 현실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지녔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에 엄청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하나님의 벗이라 칭함을 받고 믿음의 조상으로 세워졌으며, 만사형통의 축복을 받아 누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 어느 특정인만을 위해 예비된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누구든지 영으로 들어와 믿음으로 순종하면 아브라함과 같은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속히 육을 벗고 영으로 들어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의 자녀된 권세와 축복을 마음껏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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