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승하더라 … 그는 나의 온 집에 충성됨이라" (민수기 12:3~7)
당회장 이재록 목사
모세는 애굽 왕자로 있으면서 고난받는 자신의 동족으로 인해 늘 번민하게 됐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애굽 사람이 히브리 사람을 치는 것을 보고 의분을 참지 못해 그만 애굽 사람을 죽이고 말았지요.
이 일이 탄로가 나자 결국 모세는 도피생활을 해야 했는데, 그때 나이 40세였습니다. 애굽에서 도망쳐 나온 모세는 미디안 광야에서 40년간 목동생활을 했습니다.
당시 목동은 애굽 사람들에게 가장 천한 직업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모세는 40년의 연단을 거치면서 과거 왕자로서 지낼 때의 당당했던 자신감과 자기 의를 철저히 깨뜨리고 낮아졌지요.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출애굽 지도자로 부르셨습니다.
과연 모세는 어떠한 선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해 나아갔을까요?
1. 모세는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온유함이 승했습니다
민수기 12:3에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승하더라" 하신 대로 모세는 당시 모든 사람보다 가장 온유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온유함은 부드럽고 온화한 마음에 덕(德)을 겸한 마음입니다. 즉 솜털같이 부드럽고 포근하면서도 덕이 있어서 말과 행동이 반듯하고, 때로는 위엄 있게 다스릴 줄 아는 마음이지요.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온유한 마음을 이룬 사람이 바로 모세입니다. 그는 장정만 해도 60만 명에 이르는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키고 그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는 40년의 여정에서 어려운 상황을 많이 겪었습니다.
모세의 믿음과 순종으로 홍해를 마른 땅과 같이 통과했던 이스라엘 백성이었지만 사흘 광야 길을 가는 동안에 마실 물이 없자 불평하며 모세를 원망했습니다. 그런데도 모세는 믿음 없는 백성을 용납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함으로써 마라의 쓴물이 단물이 되는 이적을 나타냈지요.
또 마라에서 물을 마신 백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먹을 양식이 없다는 이유로 모세를 원망했습니다(출 16:3). 모세는 다시 하나님께 기도해 만나와 메추라기로 그들을 먹였지요.
그런데도 만나가 내리기 시작했던 신광야를 떠나 르비딤이란 곳으로 옮겨 장막을 쳤을 때 백성은 다시 마실 물이 없자 "당신이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어서 우리와 우리 자녀와 우리 생축으로 목말라 죽게 하느냐" 하며 모세에게 돌질을 할 기세로 달려들었습니다.
이때도 모세는 다시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해 이스라엘 장로들이 보는 앞에서 지팡이로 반석을 쳐 물이 나오게 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 권능으로 백성을 인도한 모세인데도 그들은 참 믿음을 갖지 못하고 조금만 어려움이 닥쳐도 불평하고 모세를 원망했습니다.
한번은 모세가 십계명을 받으러 간 사이 이스라엘 백성이 금송아지 형상을 만들어 숭배한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심히 진노하시며 "이 백성을 보니 목이 곧은 백성이로다 그런즉 나대로 하게 하라 내가 그들에게 진노하여 그들을 진멸하고 너로 큰 나라가 되게 하리라" 하셨습니다.
이때 모세는 하나님께 주의 맹렬한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키사 주의 백성에게 그 화를 내리지 마시기를 간곡히 구했습니다(출 32:11~13). 이에 하나님께서도 뜻을 돌이켜 화를 내리지 않으셨지요.
그러나 모세가 막상 산에서 내려와서 백성이 행하는 것을 보니 참으로 하나님 앞에 크게 범죄한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다시금 하나님 앞에 나아가 "슬프도소이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신을 만들었사오니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그러나 합의하시면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사오면 원컨대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 주옵소서"(출 32:31~32)라고 기도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 앞에 너무나 큰 죄를 범했지만 그들이 멸망당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기에 모세는 자기 생명을 담보로 하나님 앞에 그들의 구원을 간절히 구했습니다. 원수를 위해 생명도 줄 수 있는 최고의 선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온전히 품고 가려 했기에 하나님께서도 모세의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승하다고 인정하신 것입니다.
2. 모세는 온 집에 충성했습니다
'충성'이란 주어진 사명을 온전히 감당할 뿐만 아니라 직무 이상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온 집에 충성'이란 교회뿐만 아니라 가정, 학교, 일터, 사업터 등 자기가 속한 모든 분야에서 충성하는 것이지요.
이처럼 온 집에 충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과 정성, 시간과 물질까지도 아끼지 않고 기꺼이 희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히브리서 3:5에 "모세는 장래에 말할 것을 증거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온 집에서 사환으로 충성하였고" 했습니다. 모세가 얼마나 자신을 낮추어 맡은 사명을 온전히 감당했는지를 알 수 있지요.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사명은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시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어떤 어려움이 와도 책임을 회피하거나 사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믿음으로 난관을 뚫고 나갔습니다.
백성에 대해서도 아비와 같은 심정으로 마음에 품고 그들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백성이 되게 하고자 고심했지요.
그런데 백성은 너무도 믿음이 부족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 늘 백성으로 인해 애통하며 기도했습니다. 모세는 애굽에서 백성을 이끌어 낸 날부터 삶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한시도 편히 지낸 적이 없었습니다. 백성을 위해 흘린 눈물과 애통의 기도는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지요.
이러한 마음 중심이었기에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신뢰하며 큰 권능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께 친히 율법을 받아 내렸고, 친구와 이야기하듯 하나님과 교통을 이룬 사람입니다(민 12:8). 그러면 모세는 이처럼 자신이 하나님 앞에 충성했으니 당당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섰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출애굽 1세대 중 가나안 땅에 들어간 사람이 여호수아와 갈렙 단 2명에 불과했고, 정작 가나안 땅을 정복해 들어간 사람들은 출애굽 2세대였습니다. 출애굽 2세대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도 모세가 믿음으로 백성을 잘 인도한 결과이지만, 그는 항상 하나님 앞에 열매가 적은 것을 민망히 여겼습니다. 무익한 종의 마음보다 더 겸비한 마음을 지녔지요.
여러분은 '내게 맡겨진 사명이 무겁고 너무 힘이 든다. 사명을 놓고 쉬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으신지요? 그렇다면 백성을 출애굽시키면서부터 하나님께 부름 받을 때까지 백성으로 인해 한시도 마음 편히 눕지 못했던 모세의 마음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온 집에 충성하고도 열매가 적은 것을 민망히 여기는 겸비한 모세의 마음을 떠올려 보며 더욱 뜨겁게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출애굽의 지도자 모세의 선을 본받아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하는 온유한 사람이 돼 가정, 학교, 직장, 사업터 등 있는 곳에서 온 집에 충성하심으로 사람들에게 본이 되고 풍성하게 열매 맺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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